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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 세계 경제 예측, 2강 2020 팬데믹

셩잇님 2023. 5. 2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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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2020 팬데믹

 

 오늘은 두 번째 강의입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는 거대한 전염병이 닥치기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어땠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팬데믹이 오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었는지 지금부터 자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누구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닙니다. 팬데믹을 경고한 전염병 학자들이 있긴 있었으나, 그들도 언제, 어디서 발생하지 예측하지 못했으며 또 그리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심각한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요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이 경제 위기를 미리 알고 예측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또 예측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요? 이는 0% 해당합니다. 위기는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전대미문 특별한 일입니다. 확실히 현시대에서 겪어보지 못한 아주 치명적인 일입니다.

 


 

 공중 보건 관점에서는 팬데믹 기간은 끔찍하고 지독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득이하게 경제도 매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갑자기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중 보건이 붕괴하는 상황은 막고자 노력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하면서, 의료 시스템 과부하에서 벗어났어야 했습니다.

 

 또한 이 질병의 확산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결국 언젠가 백신이 나올 것임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참사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제 때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은 확실했습니다.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주요 경제 대국들이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내놓은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셧다운'입니다. 

 

 셧다운은 살아가는 데에 크게 지장이 없다면 가능하면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저는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와 비교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어떤 환자가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처했을 때 의사들은 의도적으로 환자를 혼수상태에 빠뜨린 뒤, 시간을 벌고자 합니다. 이는 일정한 휴지기간을 통해 몸이 치유할 기회도 얻고 수술을 할 경우도 기다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몸의 기능을 잠깐 멈추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 일이 바로 이와 비슷한 '셧다운'입니다.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조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나라도 있었지만, 어떤 나라는 매우 효과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뉴질랜드는 2020년 3월 25일 4주간 전면 셧다운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유행병을 근본적으로 멈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미국과 유럽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무엇인가를 하긴 했습니다.

 


 

 일반적인 경제 통계로는 우리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대응했는지 충분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종류의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반 굉장히 낯선 상황에 처했습니다. 대신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다루었던 전형적인 데이터 대신 새로운 데이터로 실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예로 미국의 온라인 레스토랑 예약 정보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식당에 갈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 도표를 보게 되면 코로나19 대확산 시작 단계에서 셧다운 된 시기까지 미국 외식 업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식당에는 가면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 실내에서 밥을 먹으면 안 된다.' 이로 인해 외식 업계는 문을 닫았으며 식당은 예약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반적으로 요식업은 현대 부유 경제에서 여가나 접대 부분에 속합니다. 이는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즉 가처분 소득*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이 분야의 직업은 없어도 세상이 돌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삶을 즐겁게 만듭니다. 그런데 완전히 손이 묶여버린 상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 가처분 소득 : 세금을 제하고 개인이 자유롭게 소비/저축할 수 있는 소득

 


 

 그렇다면 제가 혼수상태의 빗대어 표현했던 경제적 셧다운은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환자를 혼수상태로 만들면 회복할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환자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이는 아마도 가장 주목할만한 점일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반의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우리는 대체로 꽤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례 없는 비상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했습니다. 사람들이 코로나19라는 극심한 고난의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 행동했습니다. 또 나라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며 이겨냈습니다. 여러 유럽국가에서는 일을 하지 않아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처 방법이 조금 달랐습니다. 미국에서는 실업 수당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셧다운이 실행되면서 사람들은 굉장히 부정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내용을 이해하려면 그동안의 경제 상황을 모두 다 이해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는 사실상 심각한 금융참사에 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전염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된 첫 주에는 세계 금융 시스템이 붕괴할 만큼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만약 금융시스템이 정말로 붕괴했다면 아마도 바이러스 자체의 영향보다 더 강력한 고통과 재앙이 닥칠 수도 있었습니다. 아래 도표를 보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자세한 것은 별로 알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정 압박을 측정하는 지수입니다. 비록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이지만 미국 달러는 세계 주요 통화이기도 하고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종종 세계 시장에 일반적인 지표를 말해주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여 보겠습니다.

 

 여기에는 비교표가 있습니다. 상업 어음과 연방 자금 금리 간의 차이입니다. 지난 2008년도에는 금리 차이가 엄청났습니다. 바로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이는 세계를 대공황으로 빠뜨린 주범입니다. 하지만 2020년 3월에도 경제는 금융위기 때와 똑같이 나빠졌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업이 살아남고, 안전할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미래를 누가 알겠습니까?

 

 모든 것이 얼어붙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나는 현금을 가지고 있을 거야.', '돈을 빌려주는 것은 위험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와 같이 생각하여 시장에 돈이 풀리지 않았으며 이는 연쇄적인 금융 위기로 초래되었습니다. 아마 그것이 그 시기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것입니다. 다행히 금융 위기는 약 2주 정도 지속되며 아주 짧았습니다. 이후에는 상황이 진정되었습니다. 어떻게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었을까요? 답은 엄청난 자금 투입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나, 중앙은행과 같은 기간들이 시장에 수조 달러를 쏟아부었습니다. 민간 대출 기간이 승인을 망설일 때 대신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공공기관이 나서서 자산을 사기도 했습니다.

 

 시장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자유시장을 추구해야 하니, 정부는 실패한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개입하면 안 된다. 이는 실패를 사회화하는 행동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기관이 나서줘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기관이 너무 잘한 일이라 사람들이 이러한 과정을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직자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본분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는 위기에 매우 잘 대처한 행동입니다. 금융시장은 잘 지켜냈지만 끔찍한 전염병이 닥쳤습니다. 전염병 때문에 큰 경제적 여파를 겪었지만 두 번째 금융위기는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해준 제대로 일해준 공직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합니다.

 


 

 위 도표를 하나만 더 확인해 보겠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이 도표는 미국 인구의 실질 가처분 소득을 정리한 표입니다. 어마어마한 지원금을 가지고 정부가 나서주었습니다. 경제의 많은 부분이 셧다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일을 못해서도, 사업이 부진해서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에 2000만 명이 되는 사람이 직업을 잃었습니다. 사람의 접촉이 불가피한 사업장들은 전염병을 옮길 가능성이 커서 문을 닫는 것이 더 안전했습니다.

 

 2000만명이 직업을 잃고, 경제가 위축되고, 총 생상량이 크게 줄었어도 지원금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의 미국인의 2021년 3월 전체 소득은 오히려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손해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작은 기업들이 도산했습니다. 그러니까 고액 연봉을 받다가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연봉에 비하면 실업수당이 충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교적 임금이 적은 직업을 가졌던 사람은 이전에 벌던 것보다 실업수당이 많았을 것이니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이는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분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식당 종업원들은 집에서 쉬어야만 했지만 음식점들이 문을 닫아야 전염병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먹고살 만큼 충분한 비용을 제공했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버티며 일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고학력의 직장인이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을 다녔다면 줌이나 화상 회의 앱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면 예전과 다름없이 월급을 받으며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도 정부로부터 추가적인 지원금까지 받았으니 불평할 것이 없었습니다.

 

 지원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도 받긴 했지만, 지원금이 절실했던 사람들이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축이 늘었습니다. 사실 작년(=2020년) 한 해는 단순히 팬데믹의 해로만 끝났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프고 죽어가는 일 년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사람들이 저축을 많이 했던 해이기도 합니다. 계속 수입이 있으며 정부로부터 추가 지원금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돈을 썼던 곳(=음식점)에 돈을 쓰지 못하는 소비의 단절도 일어났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훌륭하게 대처한 사실이 잘 믿기지 않습니다. 위기 상황에 어이없게 대응하는 과거 정부에 너무 익숙해서 실제로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대부분의 세계경제 리더 그리고 세계 지도자에게 이런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봐 너희들, 꽤 잘했어. 예상치 못한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 몇 세대를 통틀어서 최악의 위기를 꽤 잘 이겨냈어."라고 말이죠. 리더들 덕분에 우리는 최소한의 고통만 겪었으며, 이제 상황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이해하고 준비된 상황에서 직접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만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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