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리더십의 기술 (상)
주제 : 리더십의 6가지 기술
포스팅에서 사용되는 저, 제는 모두 조지프 나이를 일컫습니다.
제(조지프 나이)가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현장에서 당장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수영장에 던지면 물에 빠지거나 헤엄치는 방법을 배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40살이 되던 해에 카터 행정부에 국무부 차관부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정치계라는 수영장에 던져진 아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익사할 것 같았습니다. 다들 저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으며, 권력이나 명예를 두고 경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 '어떻게 해야 나를 따르게 할 것인가?'를 알아내야 했습니다.
그때 '소프트 파워'를 발견했습니다. 명령만 내려서는 되지 않으며, 나를 따르고 싶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힘들게 리더십을 배운 셈입니다. 그 이후, 클린턴 행정부 국방부에서 다시 한번 근무했으며 그다음에는 케네디 스쿨의 학장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상황에서 리더십을 개발하거나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리더십을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배웠습니다.
오늘은 리더십에 필요한 6가지 기술에 관하여 얘기하겠습니다. 정서지능, 비전, 소통, 조직관리, 마키아벨리 전략, 맥락지능 이 중 정서지능, 비전, 소통은 이전 시간에 얘기한 소프트 파워이며, 조직관리, 마키아벨리 전략은 하드파워, 맥락지능은 스마트 파워입니다. 그렇다면 소프트 파워와 관련한 3가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 지능(=Emotion EQ)이라는 개념입니다. 지능 지수인 IQ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IQ 검사*는 189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되었으며, 프랑스 교육계의 관행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계산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암기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공간 지각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합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것들은 중요한 기술입니다. 학생의 학습능력과 IQ 검사는 비교적 비례하는 편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IQ가 높은 사람이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나가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은가?입니다. 조사 결과 아이큐와 성공이 비례한 경우는 20%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성공에는 IQ 외에 다른 성공 요인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IQ 검사 =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와 의사 시몽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고안해 낸 검사방법
일부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정서 IQ 혹은 정서 지능이라고 하는 또 다른 지능이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정서 지능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입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며, 또한 내 감정을 다스리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감정이 우리 목적을 방해하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이 내 약점이라는 사실을 알면 감정을 피해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정서 지능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또 다른 정서지능의 나머지 절반은 자신을 타인과 연결하는 능력입니다. 내 감정을 이용해 상대방이 나에게 공감하도록 만들고, 나에게 호감과 매력을 느끼도록 만드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야말로 리더십에서 아주 중요한 능력입니다. 대조적인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20세기 최고의 미국 대통령으로 꼽히지만 학창 시절에는 그리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긴 했어도 상위권 성적에 근처에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IQ도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루스벨트에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내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고 친화력이 뛰어났습니다. 사실 루스벨트는 젊은 시절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아서 보조기를 차고 걸어 다녔지만 이는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루스벨트는 항상 쾌활하게 웃고 다녔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루스벨트는 자신의 고통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더 배려한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대법관 올리버 웰든 홈스는 1930년대 처음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만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적 능력은 삼류지만 감정 능력은 일류." 이것이 바로 정서 지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와 대조적인 사례는 리처드 닉슨입니다. 닉슨은 1974년에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탄핵당할 뻔으로 했습니다. 머리는 닉슨이 루스벨트보다 훨씬 더 똑똑했을 것입니다. IQ 점수는 훨씬 높을지는 모르지만, 닉슨에게는 정서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항상 불안에 시달렸으며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닉슨은 그러한 불안감을 다스리지 못했고, 루스벨트와 달리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 매력을 발휘하고 상대의 호감을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닉슨은 수많은 적을 만들었고 루스벨트처럼 정서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철저하게 피했습니다. 그 결과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의 영웅으로 남겨졌으며 닉슨은 미국 역사의 악당으로 남게 된 것이죠. 이것이야 말로 단순한 지능 지수(IQ)보단 정서 지능이 중요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이제 소프트 파워와 관련한 두 번째 기술은 비전입니다. 비전이란 타인에게 의미가 있고 영감을 줄 수 있는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비전이 중요한 이유는 내 편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비전은 팔로워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아주 유용합니다. 그렇지만 훌륭한 비전은 단순히 영감만을 주지 않습니다. 훌륭한 비전 안에는 현실성과 신중함도 들어있어야 합니다. 제 아무리 그럴싸한 비전이라도 팔로워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면 이는 훌륭한 비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전은 재앙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여만 하고,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정도로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재밌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두 명의 부시 대통령이지만 둘은 아주 대조적입니다. 첫 번째 부시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는 41번째 부시 41이라고 불렸습니다. 이 사람은 당시 비전을 제시하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여론 조사에서 인기가 형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그의 아들인 조지 W. 부시는 43번째 대통령이라 부시 43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는 취임 당시 대단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자유 문제를 이야기했으며,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가져오겠다는 호기 넘치는 발언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부시 H.W 부시가 성공한 리더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비전을 제시한 조지 W. 부시는 이라크를 침공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전은 중요합니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내 편으로 끌어당길 수는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세 번째 소프트파워 기술은 바로 소통입니다. 우리는 종종 '훌륭한 리더는 훌륭한 소통가'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리더가 사용하는 언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윈스턴 처칠 같은 리더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훌륭한 연설을 했습니다. 또한 마틴 루터 킹 같은 경우 그의 위대한 연설 안에는 미국의 모든 흑인 교회를 통솔하는 리더십과 소통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연설은 커다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일어나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실의 강령대로 살아가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언어 소통 외에 다른 형태의 소통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비언어 소통이 더 중요한 역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마하트마 간디를 예로 들어봅시다. 이전 강연에서 말했다시피 간디는 인도에서 영국 제국주의를 몰아낸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간디는 훌륭한 연설가는 아니었습니다. 간디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납니다. 1920년대 아니면 1930년대 초에 찍은 영상입니다. "저는 이스트런던의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머물렀던 이 가장 소중한 추억을 품고 갈 것입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말씀하시는 형편없었지만 간디는 비 언어 소통에 뛰어난 리더였습니다. 예를 들어 간디는 대영제국이 소금에 세금을 매기자 항의의 뜻으로 바다까지 걸어가는 소금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소금 행진은 한 도시에서 하루만 진행한 것이 아닙니다. 간디는 인도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출발해 며칠 동안 바다까지 걸어간 후, 바다에서 소금 알갱이를 하나 집어 들고 세금 부과에 저항했습니다. 가난한 인도 군중들이 바다로 천천히 행진하는 광경을 만들어냄으로써 간디는 그 어떤 멋진 연설보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아라비아 로렌스라고 불리는 T. E. 로렌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로렌스는 1차 세계 대전 중에 아랍을 지지한 영국을 지지한 장교입니다. 로렌스는 아랍 국가들의 독립을 지지했는데, 아랍 국가들이 독립하도록 제국주의 열광들을 압박하기 위해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열린 파리 강화 회의에 참석해 직접 연설을 했습니다. 로렌스는 당시 영국군 장교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랍 민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그 의상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후에 국경선을 정하기 위해 카이로 갔을 때에는 영국군 장교 제복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그 곳에서 로렌스는 복잡한 거래와 협상의 집중을 했습니다. 따라서 행동, 몸짓, 복장 등을 이용해 비 언어적으로 소통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소통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설명한 3종류의 소프트 파워 기술, 즉 정서지능과 비전 그리고 소통 모두 팔로워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데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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