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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 팩트폭격, 1강 세상은 나빠지는가?

셩잇님 2023. 6. 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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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세상은 나빠지는가?

 

[내래이션]

 어제도 오늘도 반복되는 절망적인 사건들. 최악의 총기난사, 최악의 금융위기, 우린 앞으로 최악이라는 말을 얼마나 더 마주하게 될까요? 세상은 정말 나빠져만 가는 것일까요? 오히려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한 학자. 데이터로 세상을 말하는 진화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입니다. 그의 강연은 세상 모든 비관론자의 편견을 깨트렸습니다. 핑거는 늘 뉴스 뒤에 감춰진 진실을 발견해왔습니다. 이제 당신의 세계관을 뒤흔들 팩트 폭격이 시작됩니다.

 


 

 이 강의에서 여러분과 나눌 얘기는 진보에 대해서 입니다. 먼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진보'란 무엇일까요?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정의가 있을까요? 아마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진보를 인류의 번성으로 정의합니다. 무엇이 인류의 번성인가요? 웰빙의 지표들 즉 수명, 건강, 생계, 부, 평화, 자유, 안전, 지식, 여가, 행복 이러한 것들이 증가했다면 그것이 진보입니다. 자 그럼 데이터를 확인해볼까요? 수명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대부분 인류 역사에서 인간의 기대수명은 약 30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산업 혁명이 일어난 후, 공중 보건과 의학이 발달했고 농업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인간의 기대 수명은 전 세계적으로 72세가 넘습니다. 선진국일수록 기대 수명은 더욱 높아집니다. 유럽과 미국은 80세가 넘고, 아시아는 70세가 넘습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아프리카에서도 기대 수명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가난은 사실 당연한 것입니다. 오히려 부유한 것이 이상한 것입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가난합니다. 대부분의 인류 역사에서 경제 성장은 보기 드문 일이였습니다. 여기 세계 총생산*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창출된 부의 척량을 보여줍니다.

 

 

 보면 그래프의 손이 1500년 동안 완벽하게 일직선을 그립니다. 높이가 바닥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기술, 에너지 저장, 금융, 경제, 보험, 운송수단의 진보로 세계 총 생산량이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세계 총생산량은 200년 전에 비해 무려 10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 세계 총생산 =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민 총소득을 더한 지표

 

 

 그 결과 극빈층의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200년 전만 해도 세계 인류의 약 90%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극빈층은 9%도 되지 않습니다. UN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극심한 빈곤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습니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UN이 그런 목표를 잡을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인류의 부가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화]

 평화를 살펴볼까요?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을 매우 두려워 합니다. 특히 휴전국가인 한국은 항상 전쟁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류사에서 전쟁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국가와 지역이 항상 전쟁을 벌였습니다. 평화란 단지 짧은 휴식에 불과했습니다. 그 정점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인 2차 세계대전입니다. 하지만 그 후,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죽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1940년대 후반에는 연간 전 세계 사망자 10만 명 중 20명이 전쟁으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그 수는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1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물론 항상 감소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한국 전쟁에선 전사자가 증가했습니다. 베트남 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시리아 내전 같은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사자 수는 점차 감소했고, 현재 우리는 역사상 전사자 수가 가장 낮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유와 인권]

 터키, 러시아, 헝가리,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민주주의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주의도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00% 민주적인 나라도, 100% 독재적인 나라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균을 내보면 지금이 지난 10년 중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 말을 하면 믿기 힘드시겠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땐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는 단 31개국에 불과했습니다. 유럽의 절반이 철의 장막 뒤에서 공산주의 독재정권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는 위 군사 정권에 통제하에 있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남한이 독재 정권 아래 있었습니다.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진보가 실재로 벌어지는 일임을 아셨기를 바랍니다. 이는 관점의 문제가 아닙니다. 컵의 물이 반이나 찼다. 반이나 비었다같은 문제가 아니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다시 몇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무엇이 진보를 일으키는가?]

 첫째 무엇이 진보를 일으킬까요? 저는 ≪지금 다시 계몽≫이라는 책에서 250년 전 계몽주의 이후 발전한 이성, 과학, 휴머니즘이 진보를 이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성, 과학, 휴머니즘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요?" 사실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도덕책이나 정치적 이상이 이를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종교적 가치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를 부흥시키기 위해 더 강력한 리더를 세우고 개인은 국가의 충성을 받쳐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권위적인 민족주의나 포퓰리즘이 대표적입니다. 또 진보를 향해 나아가기 보다는 과거의 황금기로 되돌어가야 한다는 반동적인 이데올로기도 있습니다. 옛날이 훨씬 더 살기 좋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혁명적 이데올로기도 있습니다. 지금의 체제를 전복시키고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막기 위헤, 진보를 부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두번째 질문입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보를 부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위험과 고통, 불의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당연히 그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도 알아야합니다.

 

 우리는 비관론에 빠지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운명론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들 결국에 실패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가망이 없는 일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자라는 생각입니다. 급진주의도 위험합니다, 우리가 만약 모든 제도는 실패했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유일한 해결책은 기계를 박살내고 국가를 잿더미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하고 기대를 하면서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과거의 엄청난 폭력을 불러왔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위험합니다. 

 

[진보는 당연한 것일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진보는 당연한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진보란 모든 것이 항상 나아지기만 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건 진보가 아닙니다. 기적입니다. 진보는 기적이 아닙니다. 진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항상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푸는 해결책이 다시 또 새로운 문제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럼 현재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현상인 코로나 팬데믹을 살펴볼까요? 진보라는 관점에서 팬데믹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우선 감염병이 우리 삶에서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니란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병원균과 기생충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리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그들이 먹어치워야 할 거대하고 맛있는 초콜릿 덩어리 일 것입니다. 그리고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는 인간보다 빠르게 번식하고 진화합니다. 다른 모든 유기체와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짧은 시 한편이 있습니다. "큰 벼룩의 등을 작은 벼룩이 물고 작은 벼룩은 더 작은 벼룩을 물고 이는 영원히 계속된다." 자연의 본성인 것입니다.

 

 인류사에서 끔찍한 팬데믹은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왔습니다. 로마제국에서는 유스티니아누스의 역병으로 유럽 인구의 40%가 사망했습니다. 흑사병으로는 유럽 인구의 60%가 사망했습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 지배 했을 때 약 90%의 원주민들이 전염병으로 사망했습니다. 19세기 중국과 인도에서는 페스트로 1200만명이 사망했습니다. 20세기에는 3억명의 사람들이 천연두로 사망했습니다.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 명이 사망했고, 3200만명의 사람이 에이즈로 사망했습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약 350만명의 목숨을 빼았았습니다. 끔찍한 비극이지만 인류사에서 드문 일은 아닙니다. 이러한 팬데믹이 진보를 잠깐 가로막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기 20세기 선진국의 기대 수명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저는 처음 보았을 때 이 V자 모양을 1차 세계 대전의 영향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이 V자 모양은 스페인 독감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기대 수명 그래프에서도 에이즈로 인한 수명 감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아주 잠깐 감소했을 뿐 수명은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감염병이 인간과 함께하고 있다면 어떻게 우리 자신을 방어해야 할까요? 그 동안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요? 조상들은 왜 병으로 몰살당하지 않은 것일까요? 바로 진화덕분입니다. 인간은 면역계가 있습니다. 또 유성 생식을 하기 때문에 우리 자손은 우리와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습니다. 또 혐오라는 감정도 우리를 보호합니다. 덕분에 벌레나 구더기, 오물 같은 것들을 본능적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어책은 이성, 과학, 휴머니즘의 기반한 현대적인 방법들로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백신이나, 항생제, 위생관리 같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전에도 이러한 방식을 통해 우리는 감염병 사망자 수를 줄여왔습니다. 한국이나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팬데믹 전에는 감염병이 주요 사망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암이나 심장질환, 흡연, 비만, 치매와 같은 질병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개발 도상국에서는 여전히 감염병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조차 5대 치명질환인 폐렴, 설사, 홍역, 말라리아,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수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성과 과학은 코로나라는 신종 위협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병원체를 식별했고, 1주일 만에 DNA 서열을 판독했습니다. 최초의 백신이 4개월 만에 임상실험에 들어갔으며, 9개월 만에 2종류의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10개월만에 백신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감염병들과 비교해볼까요? 천연두가 처음 발생한 후, 성공적인 백신이 만들어지기 까지 약 3000년이 걸렸습니다. 에이즈는 13년이 걸렸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5년이 걸렸습니다. 반면 코로나는 겨우 4개월이 걸렸습니다. 

 


 

  진보에 대한 몇가지 정리로 결론을 내려보겠습니다. 진보는 실재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충분히 아셨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 장밋빛 미래만 보는 낙관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데이터는 우리가 조상들보다 더 오래 살고, 건강하며, 부유하고 더 안전하고 영리하고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지금도 끔찍한 문제들은 남아있습니다. 진보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남아있다고 해서 진보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거는 지금보다 더 끔찍했으니까요. 프랭클린 피어스 미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복한 과거는 나쁜 기억력 덕분이다."

 

 마지막으로 진보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진보는 인류의 번성을 위해 지식을 활용해 온 결과입니다. 우리가 이성, 과학, 휴머니즘에 전념한다면 진보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진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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