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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와인버그 - 암, 4강 전이는 어떻게 진행되나?

셩잇님 2023. 6. 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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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전이는 어떻게 진행되나?

 

 종양이 형성되고 나면 왜 그리고 어떻게 위험해지는 것일까요? 암의 진행과정을 거치어 만들어진 종양은 몸 전체에 퍼져 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들은 점점 비 정상적으로 변하고 일련의 돌연변이 유전자들을 얻게 됩니다. 이런 돌연변이 유전자는 세포를 더욱더 비정상적으로 만듭니다.

 

 맨 처음에는 원발성 종양이 형성되는데, 원발성 종양이 형성된 바로 이곳에서 암이 시작됩니다. 원발성 종양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동안에는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우린 암이 퍼진다고 이야기할 때 '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전이는 원발성 종양 세포가 원래 있던 곳을 떠나 먼 신체부위로 퍼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 종양은 다른 부위에 퍼진 후 증식하여 2차적으로 새로운 종양을 형성합니다. 전이라고 부르는 이런 2차 종양들은 암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예를 들어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모든 환자들은 원발성 종양이 아닌 전이된 2차 종양에 의해 사망하게 됩니다. 

 


 

 

 일단 종양이 충분히 성장하고 나면 원발성 종양 세포들은 인근 조직으로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에 체내 순환기를 통해 먼 조직으로 확산됩니다. 침습성 성장은 종양이 실질적으로 전이되기 훨씬 이전부터 일어납니다. 전이는 인근 조직이 아닌 먼 곳으로 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 전이된 세포의 모습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장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면 간이 하얀색 군집이 형성되고, 유방암세포가 뇌로 전이되면 뇌의 표면에 하얀색 군집이 형성됩니다. 이는 자궁경부암이 뇌로 전이된 모습입니다. 이 전이된 암세포가 증식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뇌 전체를 위협하게 됩니다. 아주 치명적입니다. 이처럼 암환자들은 원발성 종양이 아닌 전이로 인해 수명이 단축되거나 생명을 위협받습니다. 따라서 전이는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 진행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암세포는 어떻게 이동하는가?]

 여기서 여러분은 암세포가 어떻게 몸 전체를 이동하여 먼 곳으로 퍼지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이 자료는 암세포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결국 침습성 종양이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침습성 종양은 원발성 종양이 인접한 부위로 침투하는 종양을 말합니다. 

 

 원발성 종양의 암세포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새로 얻어서 인근 조직으로 침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대신 우리 몸에서 상처를 치유할 때 사용하는 세포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거나 조직의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때 우리 몸에선 상처 부위를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복잡한 프로그램이 작동합니다. 이때 작동하는 이 복잡한 프로그램을 상처치유 프로그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상처 치유 프로그램에 한 가지 특징은 상처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정상 세포가 인근 조직으로 침투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 상처 치유 프로그램 = 상처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정상 세포가 인근 조직으로 침투하는 것을 허용 

 

 원발성 암세포는 인근 조직으로 침투할 때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상처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단 암이 침투력을 얻게 되면, 순환계로 암세포가 들어가는 것은 의도치 않게 일어나며 결과적으로 원발성 종양의 암세포는 혈관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발성 암세포가 혈관에 침투하게 되면 신체의 먼 부분으로 이동할 수 있는 혈관이라는 이동 통로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혈액을 매게로 한 전이입니다. 혈액이 먼 조직까지

세포를 운반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동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전이 과정에서 암세포는 혈액을 통해 멀리 떨어진 조직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종양 군집을 형성할 수 있고, 못할 수 있습니다. 여기 보시면 혈관에 형성된 작은 전이 군집이 있습니다. 이건 림프절에서 증식하기 시작한 전이중인 암세포입니다. 림프절은 림프관에 의해 영양이 공급되는 종양의 하류 부분입니다. 원발성 암세포가 인근 조직으로 침투할 때 이 림프절을 통해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전이가 이뤄지는 전체 과정을 살펴보면 일련의 뚜렷한 단계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 암세포가 인근 조직의 침투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암세포가 혈관으로 침투하는 단계입니다. 이 과정을 혈관 내 이물 침입이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 혈관을 통해 멀리 떨어진 조직까지 옮겨지는 단계입니다. 일단 암세포가 먼 조직으로 운반되면 증식이 시작됩니다.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간혹 성공하기도 합니다. 먼 조직에서 암세포의 증식이 시작되면 치명적인 종양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사실 어떤 암세포던지 새로운 전이 군집을 성공적으로 이룰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암세포가 먼 조직으로 전이되는 과정에는 많은 위협요소들이 있습니다. 혈액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공격당하거나 제거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암세포에게 낯선 환경인 먼 조직에서 군집을 형성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세포는 먼 조직에 도착하더라도 그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성공적으로 증식할 수 없습니다. 이 역시 전이가 이뤄지기 힘든 이유입니다.

 

 원발성 종양을 떠난 100만 개 세포 중 단 한 개 정도만 거대한 전이 군집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전이의 비효율성이라고 부릅니다. 전이가 얼마나 드물게 일어나는지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이는 일어나고 전 세계에선 매년 수백만 명이 전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다음 현상을 보면 아마 궁금증이 생기실 것입니다.

 


 

 [특정 조직으로 전이되는 암세포들]

  다양한 조직에서 발생한 원발성 암세포를 보면 각각 서로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선 전립선 암의 경우 여기 화살표 두께가 보여주듯이 주로 골수로 전이됩니다. 유방암은 골수와 폐로 전이되는 편입니다. 췌장암은 간에 전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각의 암세포마다 전이가 잘 되는 조직이 있습니다. 우린 그 이유를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암 생물학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며 왜 암세포는 어떤 조직에서는 전이 군집을 형성하고, 어떤 군집에서는 형성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전립선 암세포는 뼈로 잘 전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왜 하필 뼈로 전이되는 것일까요? 전립선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온몸 여기저기로 퍼질 수 있는데 말입니다. 사실 암세포가 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해도 전이돼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우리 몸 조직들은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아닐뿐더러 전립선 암세포가 잘 자라도록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전립선 암세포가 처음 종양이 형성된 곳을 떠나기 되면 새로운 조직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골수에서는 전립선 암세포가 미세한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즉 전립선 암세포가 뼈로 전이될 수 있었던 이유는 뼈를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뼈가 전립선 암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조직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결장(=대장) 암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결장 암세포는 간으로 많이 전이됩니다. 혈액순환을 살펴볼 때 결정을 떠나온 모든 세포들이 간으로 도착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장에서 시작된 원발성 종양 세포들의 대부분은 필연적으로 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결장암세포들은 간으로 계속 공급되고, 그곳에 정착해 전이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비효율적인 행동처럼 보이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수백만의 달하는 결장암세포가 간의 씨를 뿌리듯 침투하게 됩니다. 아주 드물긴 해도 이 세포들은 성공적으로 간의 전이 군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특정 조직의 생긴 암세포 예를 들어 전립선이나, 유방, 대장에서 생긴 암세포가 어떻게 특정 장기로만 전이되는지 보다 더 깊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전이 연구에 왜 이토록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답은 암으로 인한 사망의 90% 이상이 전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전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합니다. 이렇게 설명해 보죠. 어떤 질병을 치료하고 싶다면 그 질병의 원인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먼 조직에서 자라는 전이 군집을 치료하고 싶다면 세포가 그 조직에 들어갔을 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암 환자에게서 일어나는 변화를 막고 그 전이된 암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암 생물학과 질병의 원인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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