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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싱어 - 실천윤리학, 2강 효율적 이타주의

셩잇님 2023. 6. 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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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효율적 이타주의

 

 오늘은 효율적 이타주의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효율적 이타주의란 무엇인지 정의하겠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효율적 이타주의는 철학입니다. 여러분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지침이 되어주는 삶의 철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효율적 이타주의는 사회적 운동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에서 15년간 효율적 이타주의라는 사회 운동이 발전해왔습니다. 효율적 이타주의에 밑바탕이 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삶의 목표 중 하나가 되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타주의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효율 부분을 살펴볼까요? 우린 인생을 살면서 많은 부분에서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시간도 효율적으로 돈도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우린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 특정한 대의를 위해서 우리 자원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구호 단체에 후원할 때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지 않습니다. 후원자는 사진을 통해 아이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후원한 돈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보호하는 데에 도움을 주려고 했던 동물 사진을 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은 이러한 이타적인 태도를 효율적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어떤 구호 단체를 후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남을 돕는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떤 자선 활동은 다른 자선 활동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2배, 10배가 아닌 수백 배 더 효율적입니다. 

 

[예시 1]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효율적 이타주의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예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들어본 적이 있는 후원금을 모집하는 단체 중 시각 단체인 안려견을 훈련하는 곳이 있습니다. 훈련 중인 안내견 모습을 담은 광고를 본 적도 있을 것입닌다. 그 것을 보고 '참 좋은 일이네. 훌륭한 구호 단체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이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내견을 훈련시키고 안내견의 도움을 받도록 시각 장애인을 훈련시키는 곳에는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사실 조금만 조사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그러니까 미국, 호주, 유럽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에선 대략 4만 달러(4,500만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시각 장애인과 안내견 한 마리가 함께하는데 필요한 비용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돈으로 저소득 국가에선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트라코마*라고 불리는 질병이 있습니다. 걸리면 실명될 수 있습니다. 먼지가 많고 위생상태가 나쁜 국가에서 많은 아이들이 이 트라코마에 감염 됩니다. 트라코마에 걸린 아이들은 점점 시력을 잃고 결국 실명에 이릅니다. 사실 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무척 쉽습니다.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하는 데에 돈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아마 100달러 이하 일것입니다.

* 트라코마 = 클라디미아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 각막과 결막의 염증, 실명 등을 일으킨다.

 

 즉 당신은 무려 400명이 실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한 사람에게 안내견을 줄 돈으로 말입니다. 이건 하나의 예시일 뿐입니다. 만약 조금만 더 고민한다면 여러분은 더 나은 구호 단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훈련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돕는 곳에 후원금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시 2]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구호단체가 있는데 이 구호 단체에선 아픈 아이들이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별한 소원 하나를 이루어 주는 것입니다. 이 단체에서 돕는 아이들은 말기 암으로 고통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그 재단이 하는 일을 살펴볼까요? 병에 걸린 한 아이의 소원을 접수했는데, 그 아이의 소원을 배트맨과 함께 악당을 물리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이 재단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배트 모빌 비슷한 차를 빌리고, 배우를 고용해 배트맨 의상을 입게 합니다. 그리고 이 아이와 함께 악당을 물리치러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단이 이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데 얼마나 들까요? 무려 7,500달려(약 860만원)가 듭니다. 이제 그 돈으로 아픈 아이가 행복한 하루가 보냅니다.

 

 그러면 그 돈으로 또 어떤일이 가능할까요?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 모기장을 배포하는 말라리아 퇴치 재단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라리아를 막고 수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구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재단에 3000달러를 기부할 때 마다 적어도 한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은 7500달러로 두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도 아픈 아이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다들 동의하겠지만 아이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픈 아이의 소원들 들어주는 것 보다 낫습니다. 하지만 아픈 돕는 것은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재단에 후원합니다. 반면 말라리아 퇴치 재단은 후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구할 수 있는 아이들을 못 구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례는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제안하는 지, 즉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왜 모든 목숨을 구해야 하나요?, 가령 먼나라에서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왜 내 책임이냐?"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시 1]

 공원에 있는 얕은 연못 옆을 걷는 중이라고 상상해보겠습니다. 오늘 당신은 공원을 산책하던 중이었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이 연못에서 놀지 않지만, 오늘은 누군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수영을 못하는지 허우적 거리고 그대로 두면 익사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당장 아이를 구해야겠어!" 그런데 이어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오늘 가장 좋은 옷을 입었는데..'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 아이를 구할 책임이 없어. 내 아이도 아닌데, 내가 돌보는 아이도 아니잖아. 누가 이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그냥 못본척하면 안될까?"라는 나쁜 마음과 "안돼 그건 정말 나쁜짓이야.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데에도 내 옷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순 없어. 나라면 당장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겠어.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고, 약간의 비용과 불편을 감수하면 아이를 구할 수 있잖아. 좋은 일을 했으니 뿌듯할 수도 있고"라는 착한 마음이 공존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구했다면 정말 좋은 일을 한 것입니다. 전 여러분이 아이들을 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대부분 아이를 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구할 수 있다면 여러분이 다른 나라에서 죽어가는 아이들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눈 앞에 있는 아이의 생명, 멀리있는 아이의 생명에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당장 눈 앞에 있는 아이를 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멀리 있는 아이에 대해서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요? 전 둘 사이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아이의 생명이던지 두 아이 모두 내게 낯선 타인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의 생명은 똑같이 귀하고 중요합니다.

 

 물론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는 것은 저도 이해합니다. 멀리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보다 눈앞에 보이는 아이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심리적 특성입니다. 인간의 본성이자 기질이고 가까운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고 낯선 사람에게 연민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우리에게 그런 특성이 있더라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타인을 도와야 한다고 그리고 그 방식이 먼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이 저소득 국가 사람들을 돕는데 중점을 두는 이유입니다. 훨씬 더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 1]

 저소득 국가 사람들은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조차 받지 못합니다. 소득 수준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세계은행에서 정한 극빈곤선*은 하루에 2달러 정도 입니다. 연간 소득으로 따진다면 750달러 정도 됩니다. 그리고 전 세계 인구 중 7~8억명이 극빈곤선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1년의 750달러 버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 극빈곤선 =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물론 부유한 국가에도 도움이 필요한 만큼 빈곤한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의 빈곤선은 훨씬 높습니다. 예를들어 미국의 경우 빈곤선이 연간 2만 달러나 됩니다. 미국에서 1년동안 2만 달러로 산다고 생각해보면 이는 꽤 고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천달러를 준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연간 750달러를 버는 사람에게 천달러를 준다면 그 사람의 삶은 완전 달라질 것입니다.

 

[예시 2]

 구호단체 중 기브 디렉틀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직접 현금을 줍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단체에서 받은 돈으로 작은 가게를 열 수 있고,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효율적 이타주의가 당신에게 제안하는 것입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효율적인 재단을 찾고 싶다면 기브웰이나 더 라이프 유 캔 세이브같은 웹 사이트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기브 디렉틀리 = 아프리카 빈곤 퇴치 활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 기부금을 수혜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전달한다.

 

 여러분이 효율적 이타주의자가 된다면 삶에서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효율적 이타주의자가 되는 것이 삶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 자신에게는 돈을 덜 쓰겠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효율적인 구호단체에 후원금을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 세상과 많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알게 된다면 커다란 성취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훨씬 더 만족스럽고 보람있는 일입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린 소비할 때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할 때 더 지속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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