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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니스벳 - 생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2강 동양 vs 서양: 누가 옳은가?

셩잇님 2023. 6. 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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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동양 vs 서양: 누가 옳은가?

 

 지난 강의에서는 동양과 서양에 서로 다른 사고방식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동양인은 어떤 대상이나 사람을 전체 맥락에 비추어 폭 넓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양인은들은 주로 대상에만 관심을 가지고 대상을 범주화하거나 대상에 규칙을 적용합니다.

 

[동양 vs 서양 - 형식 논리학]

 이번 시간에는 형식 논리학에 대해 다루려고합니다. 형식 논리*는 서양에서 생긴 개념입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있던 개념이라 말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형식 논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시장과 정치 집회에서 일어나는 형편없는 논쟁에 신물이 난데서 시작했습니다.

 * 형식 논리 = 올바른 논증의 형식적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유형중 하나가 삼단논법입니다. 전제와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삼단 논란의 전제는 이렇습니다. 모든 A가 B고, C가 A다. 라고 한다면 C는 B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형식 논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100여년에 걸쳐서 발전했습니다. 논리 형식에 관해 생각하는 일이 직업인 사람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중국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형식 논리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논리는 기원전 5세기에 중국 사상가들만 관심을 두는 주제였지만, 형식이 갖춰지지도 않았으며 금새 잊혀졌습니다. 오늘날 중국에서 일본에서 논쟁할 때 굉장히 논리적으로만 오히려 유치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서양 사상의 근간에는 형식 논리보다 훨씬 기초적인 것이 있습니다. 바로 "A = A다."라는 개념입니다. A는 그냥 A이지, 다른 무언가가 아닙니다. A 이면서, A가 아니다는 동시에 참이 될 수 없습니다. 그 두 속성을 다 가질수가 없습니다. A인데, A가 아니다는 불가능합니다.

 

 

 동양 사고방식은 서양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서양 사상가가 변증법(=변증법적 개념)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첫째로 변동의 원칙*이 있습니다. 현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참인 것이 곧 거짓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는 모순의 원칙*입니다. 끝없는 변화 때문에 언제나 모순이 생기고, 이것이 변화의 바탕이 되는 역동성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계성의 원칙* 혹은 전체론의 원칙입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고 부분은 전체와 관계 맺을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 변등의 원칙 = 지금은 참이지만 나중에 거짓이 될 수 있다.

 * 모순의 원칙 = 변화가 모순을 낳고 또 다른 변화가 생겨난다.

 * 관계성의 원칙 =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고 부분은 전체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런 변증법의 원리는 대표적인 동양 철학 도교에서 설포하는 음과 양의 원리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음과 양안에서는 각각 다른 대상, 다른 사건, 다른 과정들이 서로 대립하거나 모순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상대방의 모습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서양인들에게 아주 낯섭니다. 

 


 

[동양 vs 서양 - 모순에 대한 태도]

 이런 연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속담을 보여주었습니다. 속담에는 모순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모순이 있는 속담은 이러한 것입니다. '지나친 겸손은 절반의 교만함이다.' 서양인은 "겸손이 교만함이라고? 무슨말이지?"라고 합니다. 또 다른 속담으로는 '사람은 쇠보다 강하지만 파리보다 약하다.' 이 또한 서양인 눈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모순이 있는 속담을 좋아하는 동양인들은 서양인보다 이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양 vs 서양 - 변화와 안전성]

 제가 생각하는 동양 사상과 서양 사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변화와 안정성 즉. 불변하거나 동일한 것에 대한 믿음 같은 것들입니다. 왜 그러한지는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변화와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했습니다.

 

 

 제논의 역설에 따르면 화살은 활에서 과녁으로 이동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화살이 활에서 과녁으로 움직인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나요? 처음에는 화살이 과녁까지 반쯤 갔다가 거기서 과녁까지 또 반쯤 가야합니다. 그래서 아직 반밖에 가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무한정으로 계속되니까 화살이 목표점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 논리는 오늘날의 서양인들에게는 우스꽝스럽게 들리지만, 당시 그리스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논의 역설은 아주 심각한 고민거리 였습니다.

 


 

[동양 vs 서양 - 추세 예측]

 우리는 추세를 보이는 주제에 관해 연구한 적도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결핵이 발생했다고 하면 거기엔 항상 추세가 있기 마련입니다. 인구 10만명당 결핵 환자가 이 만큼, 다음 해 또 이만큼 증가했을 때 그 다음 해에는 얼마나 증가할 지 예측해 달라고 했습니다.

 

 

 서양인들은 결핵이 계속 생길것이라고 했습니다. 추세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동양인들은 추세가 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늘어났으니 이제 줄어들 것이라고. 이것이 추세에 따른 동양인과 서양인의 강한 의식 차이입니다.

 

 한 중국인 연구가가 재미있는 연구를 했습니다. 지금은 캐나다에 있는 비지니스 스쿨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자는 특정 투자에 대한 주식 실적이 어땠는지 확인했습니다. 실적이 오르고 또 오르고 더 오르면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서양인의 속하는 유럽계 캐나다인들은 주가는 계속해서 오를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아시아계 캐나다인들은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서양인은 지금까지 올랐다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양인들은 반대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덧붙이면 그런 생각은 파산하기 딱 좋습니다.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 곧 떨어질거야 주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곧 오를거야. 주가가 오르는 것을 팔고 내리는 것을 사는 것은 파산의 지름길입니다.

 


 

[동양 vs 서양 - 차이가 나는 이유?]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저는 이런 차이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이는 경제적, 문화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생태에 따라 생기기도 합니다. 중국에는 강이 흐르는 평평한 땅이 넓게 분포합니다. 이런 지형은 대규모 농업에 아주 적합합니다. 반면에 그리스는 불가능합니다. 그리스에는 바다와 이어진 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직업도 텃밭, 무역, 농장등 개인 중심의 소규모 산업이 발달했습니다. 이런 것은 대체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덧붙이면 심지어 중국에서도 전체론적 추론과 분석적 추론의 차이가 있습니다. 쌀농사를 할 땐 여러 사람의 협력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합니다.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동양처럼 전체론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밀 재배는 개인 사업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서양처럼 대상 중심적 사고 경향을 가집니다.

 


 

[동양 vs 서양 - 일상의 차이]

 이러한 차이점들이 일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1. 의학

 동양의학과 서양의학 사이에는 전통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수술은 동양에 존재하지 않던 개념입니다. 서양에 영향을 받기 전까지 말입니다. 동양인의 사고방식에서 무언가를 도려냄으로써 누구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 없는 생각처럼 보였습니다. 동양인에게 건강이라는 것은 신체 내의 균형과 조화 그리고 신체와 환경의 조화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습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이런 관점이 서양에도 널리 퍼져가고 있습니다. 이건 객체 지향적, 속성 중심적, 대상 중심적인 서양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2. 법

 법은 어떤 면에서 보면 동서양간의 차이가 항상 존재했습니다. 동양에서 범죄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릴 때엔 범죄가 일어난 전후 사정과 개인의 배경같은 범죄의 맥락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맥락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서양 법정에서는 이런 맥락을 무시합니다. 행동의 종류가 있으며 거기에 적용되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기면 그 행동에 대한 규칙을 봅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합니다. 전후 사정에 주목하고 범죄를 저질렀던 개개인의 특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은 서양 법정에서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다음 비율에 대해서 생각해보세요. 한 나라의 변호사 수 / 한 나라의 엔지니어 수로 나누는 비율입니다. 이 비율은 미국에서 아주 큰 편입니다. 다른 어느나라에서 미국에서 큽니다. 미국에서 변호사를 좋아합니다. 기술자는 인기가 없습니다. 이 비율은 아시아에선 훨씬 낮습니다. 미국과 비교해 기술자는 아주 많고, 변호사는 아주 적습니다.

 

3. 계약

 계약도 동서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선 만약 눈이 많이내려서 관객이 극장에 영화를 보러 오지 않는다면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는 이런 상황에 대한 보상의 뜻으로 각각의 극장에 지원금을 줍니다. 이런 일은 서양에서 절대로 벌어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일본은 설탕 생산을 위해 매년 동일한 가격으로 엄청난 양의 원당을 구매하기로 호주와 계약을 했습니다. 계약을 맺고 얼마뒤에 세계 시장에서 설탕 가격이 하락하다 못해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본은 호주에게 원당 가격을 좀 낮춰달라고 했습니다. 호주는 깜짝놀랐습니다. 계약관계가 형성되었고, 조건이 있었는데도 상황에 따라 변경을 요구 받았기 때문입니다. 호주 입장에서는 "계약은 계약이였다."라는 것입니다.

 

4. 과학

 과학도 동양인의 성향과 서양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양자 물리학자 중 한명으로 동양 사상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양자 물리학은 가장 급진적인 방식으로 서양 사고 방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닐스 보어가 서양인과 동양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물체는 여기 있지만 없기도 해." 서양인들은 즉각 "뭐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합니다. 동양인들은 "맞아.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해."라고 말합니다. 닐스 보어가 또 다시 "빛은 파동이기도 하고 입자이기도 해." 서양인들은 "뭐? 결정해! 파동이야 입자야.", 그렇지만 동양인들은 "맞아! 빛은 파동이고 입자야."라고 합니다.

 

 동물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 서구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침팬지의 사회적 행동을 연구할 때 한 쌍의 침팬지만을 연구하곤 멈추고 합니다. 한마리와 다른 한마리 이것이 서구 과학자들이 볼 수 있는 관계 정도입니다. 서양 과학자들은 일본 학자들이 온 다음에야 침팬지의 서열 문화를 알게되었습니다. 한 침팬지가 어떤 일을 맡으면 다른 침팬지는 또 다른 일을 맡게 되겠죠. 이렇게 관계가 바뀌는 것입니다. 초기 서양 과학자의 관점만으로는 이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동양 사고 vs 서양 사고 - 어떠한 것이 더 좋은가?]

 여러분은 궁금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 더 나은것인지 분석적 사고인가 전체론적 사고인가 저의 제자인 서울대 최인절 교수와 전 이 질문에 대해 얘기하곤 했습니다. 최교수의 입장은 확고한 편이였습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분석적 사고가 과학에 더 좋습니다. 카테고리와 규칙에 더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 모든 면에서는 전체론적 사고가 더 좋아요. 저 또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얘기하자면 서양의 분석적 사고 방식은 가르치기가 쉽습니다. 동양인도 고등 교육만 받으면 쉽게 이해했습니다. 동양적인 사고 방식은 가르치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나 사회적 성향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두 강연에서 두 가지 다른 정신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여러 방법, 맥락에 관한 방식. 사물에 대한 집중 전체론적에 대한 사고와 분석적 사고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노력의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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