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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니스벳 - 생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3강 의식의 지배자, 무의식

셩잇님 2023. 6. 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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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의식의 지배자, 무의식

주제 : 생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가 말씀드릴 것은 사고, 즉 세상에 대해 추론하는 방식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생각이 어떻게 작동하는 가를 말합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2가지 종류의 생각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2가지는 바로 의식과 무의식입니다. 의식*은 우리가 생각하거나 행동할 때 왜 이런 행동과 생각을 하는지 고민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의 일부분입니다. 우리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일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한편 무의식*적 과정은 항상 진행되고 있어서 생각과 행동의 영향을 미치지만 우린 무의식을 잘 알지 못합니다. 의식과 무의식에 이런 차이 때문에 우리 행동에 밑바탕이 되는 인지과정에서 왜곡되고 부정확한 견해가 생깁니다.

 * 의식 = 왜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했는지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부분

 * 무의식 = 생각과 행동에 항상 영향을 미치지만 인식할 수 없는 부분

 


 

 제가 앞으로 언급할 연구들은 특정 상황에서 자신에 행동 원인을 추론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 생각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줍니다. 저 같은 사회심리학자가 다루는 대부분의 연구는 사람들이 특정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듭니다. 그다음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예측합니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가 예상대로 행동하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봅니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연구자가 행동의 이유를 설명하면 참가자는 보통 부정합니다. 대표적인 사회 심리학 실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인지 부조화*에 관한 실험입니다.

 * 인지 부조화 = 자신의 신념과 반대로 말하거나 행동할 때 느끼는 불편한 상태

 

[예시 1]

 우리는 자신의 신념에 상반되는 의견을 말할 때나 혹은 평소 생각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인지부조화를 경험합니다. 이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불충분한 정당화 실험입니다. 이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 가령 저희가 한 대학생에게 등록금 인상을 지지하는 연설을 특별히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참가자에게 다른 학생들 앞에서 연설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이 연설을 하면 5달러 또는 50달러를 주겠다고 말합니다.

 

 물론 5달러만 받고 연설을 한다고 수락하기에는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5달러를 받은 학생은 '고작 5달러만 받고 내 생각과 반대되는 연설을 해야 하고, 또 5달러는 충분치 않으니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연설한뒤에 5달러를 받은 학생에게 등록금 인상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물어봅니다. 이때 학생의 의견은 등록금 인상에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겨우 5달러 때문에 내 생각과 반대되는 연설을 했다고 말하기 싫은 것입니다. 50달러를 받은 사람은 의견이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가 연설한 이유를 명확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연설이 끝나고 참가 학생들에게 연설한 것이 등록금 인상에 대한 의견에 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자기 의견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예시 2]

 또 다른 유명한 사회심리학 실험 중 어려움에 처한 다른 사람을 도와줄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 것이 있습니다. 방관자 효과 실험입니다. 실시간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주는 것입니다. 누군가 소리치는 것을 듣습니다. "오 어떡해!" 과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줄까요? 실험 참가자가 도울지 말지는 이 상황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주변 사람의 숫자에 영향을 받습니다.

 

 만약 한 명이 같이 있으면 도와줄 가능성이 줄어들고 여러 명이 같이 있으면 가능성이 더 떨어집니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에게 물어봅니다. "사실 이건 심리학 실험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도와주셨습니다. 도와준 이유가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 것인가요?" 그러면 실험 참가자들은 "명백하게 도와주어야 할 상황이어서 그랬다."라고 말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여러 명이 있어서 나서지 않은 실험 참가자에게는 "돕지 않은 이유가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인가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당시 너무 혼란스러워서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시 3]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학습량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자기가 이미 뭔가를 배워서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실험 참가자에게 4개의 4분면으로 이루어진 좌표 평면을 주고 이 중 어디에 X가 나타날지 예측하는 실험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줍니다.

 

 참가자는 알지 못하지만, X의 위치는 아주 복잡한 규칙으로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서 4 사분면에 X가 2번 나온 경우만 아래쪽에 있는 제3 사분면에 X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같은 사분면에는 두 번 연속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규칙을 다 설명하기에는 아주 복잡하고 많습니다.

 

 실험 초반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규칙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무작위라고 생각해서 그냥 4개 중 하나를 고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진행될수록 실력이 좋아집니다. 점점 예측 실력이 느는 것이죠. 그때 실험자가 규칙을 다시 전부 바꿉니다. 규칙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성적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더는 이 게임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실험 참가자에게 "왜 갑자기 계속 틀렸냐?"라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사람은 "피곤해서 집중력을 잃었다."고 말합니다. 또 "실험을 결정하는 규칙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가"를 물어봅니다. 대부분은 "몰랐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시 4]

 심지어 문제 해결도 완전한 무의식적 과정에서 수행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90년 전 미시간대에서 한 실험입니다. 심리학자 노만 메이어가 실험 참가자를 실험실로 데려왔습니다. 테이블엔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테니스 공이나 스페너 같은 거였습니다. 천장에는 밧줄 두 개가 걸려 있습니다. 이 참가자는 두 밧줄을 묶어야 합니다. 그런데 밧줄을 바로 묶기엔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실험 참가자가 3~4번 시도하고 새로운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고민할 때 방에 있던 메이거가 자연스럽게 한쪽 밧줄을 잡고 흔들어 약간 흔들리도록 움직입니다. 그러면 45초 이내에 참가자는 한쪽 밧줄에 추를 묶고 진자처럼 흔들리도록 만든 다음 다른 쪽으로 가서 추가 달린 밧줄이 다가올 때 두 밧줄을 묶습니다.

 

 메이어가 어떻게 방법을 생각했는지 물어보면 참가자는 "나무를 오가는 원숭이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거는 "자신이 밧줄을 움직인 것은 생각의 영향을 주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실험 참가자는 "눈치채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무의식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어떤 문제들은 규칙을 의식적으로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문제라도 무의식적으로 규칙을 사용해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 1]

체스를 예로 들겠습니다. 한 사람에게 체스를 하라고 하면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말을 옮깁니다. 그냥 작은 말 하나를 움직여 보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무슨 규칙에 따라서 한 것이냐고 물어보면 규칙이 아니라 손 가는 데로 말을 움직였다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규칙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멍청이 전략'이라고 알려진 규칙입니다.

 * 멍청이 전략 = 규칙에 따라 체스를 두었지만 그 규칙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현상

 

 이는 누구나 똑같습니다. 같은 규칙을 따르지만 자기가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이 사람이 체스에 대한 책을 읽고 관련해서 사람들과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 체스 전문가가 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체스를 잘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규칙에 대해 주의를 많이 기울이게 됩니다. 이제 체스를 시작하고 이 사람에게 어떠한 규칙을 썼는지 말을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물어보면 참가자는 정확히 설명합니다. 이는 스스로 완벽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진정한 체스 마스터가 될 만큼 수많은 체스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런 뒤에 무슨 규칙을 따랐는지 왜 그렇게 말을 움직였는지 물어보면 더 이상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가 뭘 했는지 설명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배우려고 했던 규칙을 이미 잊어버리고 했고, 또 자신을 마스터로 만들어준 자기가 직접 발명해 나간 그 규칙이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즉 너무 익숙해져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예시 2]

 그래서 저는 제자 팀 닐슨과 함께 특정 문제를 해결할 때 혹은 특정 상황에 반응할 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얼마나 인식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2가지 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연관 단어를 배웁니다. 즉 짝을 이루는 단어를 학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자동차라는 단어를 주고 그 뒤에 이 단어와 짝을 이루는 단어를 또 줍니다. 예를 들면 버스입니다. 제가 한 단어를 말했을 때 실험 참가자 그 단어의 짝을 바로 떠올려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실험을 계속합니다.

 

 이 것이 끝나면 다음 실험으로 넘어갑니다. 참가자에게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도록 요청합니다. 질문 중 하나가 가장 좋아하는 세탁 세제가 무엇이었나요? 였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많이 쓰는 세제 브랜드가 'tide*'입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 일부는 바다와 달이라는 연관 단어를 배웠습니다. 이 단어를 배운 사람은 tide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2배 높습니다.

 * tide = [명사] 조수, 밀물과 썰물

 

 모든 실험이 끝나고 실험 참가자에게 물어봅니다. "왜 tide를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하셨나요?" 그러면 "엄마가 사용하는 브랜드라서, 또는 제품 상자가 맘에 들어서"라고 합니다. 단어를 기억할 때 바다와 달이라는 연관 단어가 영향을 미쳤는지 물어보면 별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실험 참가자는 바다와 달, 그리고 tide의 연관성을 찾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 답을 떠올린 이유를 깨닫지 못합니다. 

 

 이런 실험은 온종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하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을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에 대한 원인을 말해주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부정합니다. 이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행동의 인과관계를 명백히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사람들은 행동의 인과관계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인이 결과고, 결과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시 3]

 사람들에게 한 대학교 강사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했습니다. 동영상은 2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한 동영상에서 이 강사는 호감형에 따뜻한 성품이고 아주 예의 바르게 대화합니다. 다른 버전에서 이 강사는 아주 나쁜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전혀 호감이 가지 않게 말입니다. 두 영상을 본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강사가 어땠나요?", "외모는 어땠나요?, 억양은 어땠나요?"

 

 당연히 호감 가는 태도의 강사를 본 사람들은 좋아했습니다. 외모에 관한 질문에는 아주 훈훈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억양에 관한 질문에는 매력적이라고 했습니다. 아주 불쾌한 언행을 한 강사의 동영상을 본 다음에도 강사가 어땠냐고 같은 질문을 하면 별로 좋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외모에 대해서 물어보면 약간 짜증 나고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합니다. 억양을 물어보면 꽤 불쾌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호감 가는 강사에 억양과 외모를 좋아하는 이유는 후광효과* 때문입니다. 누군갈 좋아하면 모든 것을 좋아하고 누군갈 싫어하면 모든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사실 누군가 좋아하게 되어서 그 사람의 특징도 좋아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특징 때문에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사에 억양을 좋아해서 강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인과관계를 거꾸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 후광효과 = 대상의 부분적인 특성이 다른 특성을 평가할 때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

 

 우리는 인지 과정을 의식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많은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식해도 인지 과정을 살펴볼 순 없습니다. 우린 인지과정의 작동법을 모릅니다. 

[예시 4]

예를 들어 373 * 25를 계산할 때 5와 3을 곱하고 2를 넘기고 하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해도 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곱하기 규칙을 습득한 것이고, 습득한 규칙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시 5]

 예를 들어 사람들은 눈앞의 평행선이 먼 거리에서 만나는 것을 보고 거리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이 모든 실험의 교훈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경우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판단 과정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수업에서는 우리의 무의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무의식이 어떻게 우리 행동에 은밀하게 영향을 주는지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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