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날개의 비밀
제가 집필한 ≪비행의 꿈≫은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는지를 물으며 시작합니다. 비행을 꿈꾸시나요?, 저는 꿈꿉니다. 많은 사람들 또한 비행을 꿈꿉니다. 비행을 하며 나무 사이를 지나고 하늘을 나는 느낌은 멋집니다. 몇 년 전 저는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라는 아동 서적을 냈습니다. 각 챕터는 태양은 무엇이고, 지진은 무엇이며, 최초의 인류는 누구인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더 많은 질문을 담아 두 번째 편을 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비행에 관한 챕터는 책 한 권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비행의 꿈≫의 시작이었습니다. 비행은 정말 방대한 주제이고 곤충, 익룡, 박쥐와 새 같은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됩니다. 비행을 꿈꾸며 비행기를 설계했던 다빈치와 같은 사람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인류가 비행에 대한 꿈을 꾸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Q. 왜 인간은 날 수 없을까요?
A. 우리는 날기에는 몸이 너무 거대합니다. 인간만큼 무거우면서 비행할 수 있는 동물은 극히 소수입니다. 과거의 경비행기 크기의 거대한 익룡 '케찰코아틀루스'가 있었습니다. 비행이 가능했던 가장 큰 동물이었습니다. 우리의 날개는 아주 거대해야 합니다.
≪비행의 꿈≫에 실린 삽화 중 하나는 다빈치가 그린 걸작 성모 마리아에게 찾아간 천사 가브리엘의 모습입니다. 그림의 원본에 그려진 날개는 터무니없이 작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천사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을 만큼 그림을 다시 그렸으며, 나중에는 말도 안 되게 커졌습니다. 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행위입니다. 비행을 하려면 부피가 작아야 합니다. 만약 신화 속 요정이나 작은 파리, 각다귀와 같은 존재처럼 매우 작다면 공중을 떠다니기 때문에 날기 쉽습니다. 부피와 무게에 비해 표면적이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떤 모양의 물체에도 적용되는 단순한 수학적 사실입니다. 크기나 비율이 증가한다면 무게가 증가하고, 부피가 세제곱으로 증가하면 표면적은 제곱으로 증가합니다. 바꿔 말하면 비행할 수 있는 작은 동물은 무게에 비해 큰 표면적을 가집니다. 날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작아야 한다.입니다. 하지만 몸집이 크다면 표면적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여우원숭이, 박쥐 원숭이, 날 다람쥐와 같은 호주의 유대목 동물들의 특징은 비막을 이용해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표면적을 가져야 하고, 활동적으로 날 수 있는 날개가 필요합니다. 실제 근육으로 움직이는 진짜 날개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인간은 날고 싶어 했습니다. 조금 전의 얘기했듯이 그래서 새를 보고 영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날개의 움직임만 보고 영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이 행동하면 될 거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빈치는 날개가 퍼덕이는 비행장치를 고안하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옳은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날개를 움직여 날 수 있을 만큼의 근력이 부족했습니다. 날기 위해서는 엄청난 근력이 필요합니다. 닭의 가슴 근육을 예로 들겠습니다.
현재의 닭은 날지 못해도 닭의 조상은 몸집도 아주 크고 근육도 엄청나서 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 비행하려면 아마 날개가 제가 있는 곳에서 저기 있는 카메라까지 닿아야 할 것입니다. 근육도 충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작은 퍼덕임은 소용이 없습니다. 퍼덕이는 대신, 활공해야 할 것입니다. 날개를 쭉 뻗고 열 기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글라이더가 열 기류를 이용해 하늘을 납니다. 열 기류는 열의 이동으로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들어와 뜨거운 공기를 밀어내면서 상승하는 힘으로 움직입니다. 활공하는 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솔개, 독수리, 두루미도 이러한 원리로 활공합니다. 비행 내내 날개를 퍼덕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미끄러지듯 기류를 활공하면 됩니다. 가끔 원을 그리며 날기도 하지만 기류를 타기 위해 일종의 나선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행글라이더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다빈치 역시 글라이더를 고안했습니다. 아마 그 장치는 성공했을 것입니다. 날개의 퍼덕임만 흉내 낸 장치는 실패했겠지만요, 만약 여러분이 상승 기류를 만드는 열 기류 없이 날 고 싶다면 앞으로 밀어내는 추진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이 비행기의 원리입니다. 비행기의 엔진은 기체를 빠른 속도로 밀어냅니다. 이것은 엄청난 바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두 가지 상회한 방식으로 양력을 만들어냅니다. 우선 뉴턴의 방식이 있습니다. 날개가 약간 위쪽으로 기울어져있을 때 바람이 불면 손이 위쪽으로 밀리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차를 타면 느낄 수 있습니다. 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위로 기울이면 손이 위로 들리게 됩니다.
비행기가 양력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방식입니다. 베르누이의 원리도 있습니다. 날개는 곡선모양이기 때문에 바람은 날개 아래쪽보다 위쪽에서 더 빠르게 이동합니다. 반면 날개 아래쪽은 바람의 흐름이 늦어져서 압력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날개가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는 비행기처럼 고정된 날개의 작동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새의 날개는 고정되어있지 않습니다. 날개를 퍼덕이며 앞으로 전진하면서 양력을 얻은 뒤, 뉴턴과 베르누이의 원리를 둘 다 사용합니다. 새가 날개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날아오를 때에는 날개를 안쪽으로 당겼다가, 내려올 때에는 날개를 펴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는 헬리콥터의 원리로 양력을 얻는 것입니다. 다양한 물리 법칙이 혼합되어 새와 박쥐, 익룡의 비행을 가능케 한 것입니다.
곤충이 나는 원리는 또 다릅니다. 곤충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비행합니다. 곤충이 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은 아주 복잡합니다. 하지만 날개를 올리고 내리는 근육 없이 날 수 있습니다. 날개는 흉부의 일부가 밖으로 튀어나와 생겼습니다. 그래서 날개 안이 아니라 가슴의 들어 있는 근육이 날개를 움직이게 합니다. 대부분의 곤충은 비행할 때 진동근을 사용합니다. 진동근은 떨리듯 움직이는 진동하는 근육입니다.
이는 새들과 다른 방식입니다. 새들은 날개 근육의 내려, 올려를 반복합니다. 곤충은 곤충 몸에 가상의 모터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몸에 진동 모터가 있어서 키고, 끄고만 하면 됩니다. "모터 켜."라고 하면 모터가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모터 꺼"라고 하면 진동을 멈춥니다. 이것이 곤충들이 나는 방식입니다. 사실 날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활공을 할 수 있는 동물이 있습니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정도는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남아시아 숲에는 제대로 날 수 없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박쥐원숭이, 날여우 원숭이 같은 동물들입니다. 이 동물들은 손에서 발까지 이어진 비막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막을 이용하여 나무 사이를 활강합니다. 아마도 100M까지 활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의문스러운 것은 '원래는 비행할 수 있는 동물들이 왜 비행을 포기한 것이냐?'입니다. 즉 과거의 조상은 날 수 있었는데 왜 이제는 날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타조와, 에뮤 같은 동물들을 평흉류 동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날개를 가지고 있거나 날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원래는 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조상은 날 수 있었습니다. 모아새라는 조류는 뉴질랜드에 거대한 평흉류에 속합니다. 모아새는 이미 날개가 퇴화된 상태라 흔적조차 없습니다. 모아새에게는 날개에 뼈대조차 없습니다. 이는 타조와는 다릅니다. 타조는 날개가 존재합니다.
* 평흉류 동물 = 흉골이 평평하고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하는 새
또 다른 예로는 도도새가 있습니다. 도도새는 그들이 살고 있던 모리셔스로 날아서 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날개를 잊었습니다. 더는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포식 동물에게 잡아먹힐 염려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포식 동물로부터 도망칠 필요가 없었습니다. 수십 종의 새들이 날아서 섬에 정착했지만 날개를 잃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날개를 잃은 다른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개미들입니다. 개미에게는 날개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일개미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여왕개미에게는 날개가 있습니다. 여왕개미를 많이 만드는 것이 개미 군락의 목표입니다. 여왕과 수컷 개미에게은 날개가 있습니다. 때가 되면 그들은 군락을 벗어나 하늘을 날며 교미를 합니다. 그리고 여왕은 땅으로 내려와 새로운 군락을 만든 후, 스스로 날개를 물어뜯어 떼어냅니다. 날개가 있는 것이 장점만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왜 여왕개미가 스스로 날개를 뜯어냈을까요?, 날지 않아도 된다면 날개는 골칫거리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일개미들도 암컷으로 태어난 개미입니다. 일개미가 다른 먹이를 먹었다면 여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몸에는 날개가 자라지 않습니다. 날개 유전자가 있지만 날개를 만들지 않습니다. 날개가 있는 여왕개미도 새로운 군락을 만들고 나면 적극적으로 날개를 뽑아버립니다. 날개는 골칫거리입니다. 땅 속에서는 날개가 필요 없습니다. 일개미들이 날개를 만들지 않고 여왕은 날개를 뜯어버리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과거의 조상들에게는 날개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없는 동물들도 많습니다. 개미들은 특별한 사례입니다. 조상뿐 아니라 자기를 낳아준 부모도 날개가 있었다가 없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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