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초월하는 최고의 긍정

셩잇님 2023. 5.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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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두 가지의 삶의 태도 중에서 양자택일 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순간을 마주치고 있다. 하나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번 삶을 바꾸기를 포기하고 다음 삶을 기약하는 태도이다. 하지만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은 이번 인생을 ㅍ ㅗ기한 사람의 기대를 꺾어 버린다. 지금처럼 엉망으로 산다면 다음 삶도 똑같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삶을 포기한 사람은 무의미한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생각으로 더욱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된다.

 다른 하나는 이 삶을 최고로 긍정하는 태도이다. 영원 회귀 사상은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되더라도 나는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 우리를 세운다. 즉 영원 회귀 사상은 삶에서 만나는 필연적인 것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아모르파티'의 개념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너는 이 삶을 다시 한 번, 그리고 무수히 반복해서 다시 살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이렇게 바꿀 수 있다.

 "너는 얼마만큼 너 자신과 인생을 사랑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에게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이 논리적으로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운 삶이 끝없이 되풀이되더라도 절망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삶을 최고로 긍정하는 태도이다. 니체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영원 회귀 사상을 통해 우리는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은 하나의 사상적 실험으로 괴로운 이 삶을 포기할지, 아니면 괴로운 이 삶에 다시 한 번 최고의 의미를 부여하여 극복할지를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 후자의 삶은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를 가진 초인의 삶이다. 초인은 영원 회귀 사상으로 인해 이제 더는 삶을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인생은 고통스러운 연속이다. 이러한 삶이 영원히 회귀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원을 넘어 지치지 않고 '다시 한 번'을 외쳐보자.

 

- 장재형, <마흔에 읽는 니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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