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신뢰할 만한지 의심하라

셩잇님 2023. 5. 23. 11:53
반응형

 

 

 많은 사람이 타인이 만든 원칙이나 방식을 신뢰하면서 그에 따라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대부분이 그 원칙들을 믿고 따랐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기가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낡아 버린 기존의 가치를 습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게 훨씬 쉽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니체는 모든 가치의 전도를 통해서 이제까지 자신의 삶을 이끌어 왔던 가치가 정당한지를 진지하게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가치의 전도는 지금까지 굳게 믿어 온 삶의 방식을 문제 삼는 것이다.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에서 자기 자신을 믿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신뢰를 얻기 위한 처방은 다음과 같다. 너 자신을 아끼지 말라! 네 의견이 신뢰할 만한 빛 속에 싸이기를 원한다면 먼저 너 자신의 오두막에 불을 질러라!"

 니체는 왜 자기 자신의 오두막에 불을 지르라고 말했을까? 여기에서 니체가 말한 '오두막'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도 오두막은 내가 지금까지 아무런 의심 없이 믿어 왔던 가치 체계를 의미할 것이다. 그 오두막 안에는 내가 막연히 믿어 왔던 것들, 예를 들면 어떤 신념이나 이념, 양심 같은 정신적 가치들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가치들을 그토록 애지중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왜 오두막에 그런 정신적 가치가 들어 있는지 잘 모른다. 왜냐하면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그런 가치들에 대해서 의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흔에는 이제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어 왔던 정신적 가치들을 의심해 볼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나는 지금까지 나를 이끈 삶에 관한 생각과 방식의 결과이다. 따라서 자신이 변하지 않는 진리로 믿고 맹목적으로 사랑한 것들과 결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여전히 현재의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에서 "적어도 한때는, 네가 인식하고 측정하려고 생각하는 것과 너는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 장재형, <마흔에 읽는 니체> 중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