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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서 배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세 번째 잘못은, 사랑에 '빠진다'는 최초의 경험과 사랑하고 '있다'는 영속적인 상태, 좀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사랑에 '머물러 있다'는 상태를 혼동하고 있는데 있다.
우리들 모두와 마찬가지로 서로 전혀 모르고 지내던 두 사람이 자기들 사이에 놓여 있던 벽을 허물어버리고 똑같이 느끼며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될 때, 이러한 합일의 순간은 인생에서 가장 유쾌하고 흥미 있는 경험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특히 고립되어 사랑 없이 지내던 사람들에게는 더욱 멋지고 기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갑자기 친밀해지는 이 기적은 특히 성적 매력과 성적결합에 의해 주도되고 이와 결합될 때 더욱 촉진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유형의 사랑은 그 성격상 지속적이다 못하다.
두 사람이 점차 친숙해지면 그들의 친밀감이 지녔던 기적적인 성격을 그들은 서서히 잃게 되고, 마침내는 서로에 대한 반감과 실망감 그리고 권태감으로 인해 최초의 흥분은 흔적조차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심취, 즉 서로에게 '미쳐 있다'는 것을 그들의 사랑의 강도를 나타내는 증거로 여기지만, 그것은 단지 그들이 전에 얼마나 고독했는가를 나타내는 것에 불과할 따름이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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